"엔진에 불꽃이"… 대한항공 승객들 비상착륙까지 불안 속 2시간 비행
터키 이스탄불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여객기가 엔진 고장으로 약 2시간 동안 조바심을 내야 했습니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기체 결함으로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 비상 착륙했습니다. 10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25분 이스탄불 국제공항을 출발한 대한항공 KE9956편(A330-200)이 기체 이상임이 밝혀져 바쿠 하이다르 알리예프 국제공항에 비상 착륙했습니다.
10일 대한항공과 승객들에 따르면 한국시간 0시 25분께 이스탄불 공항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KE9956(A330-200)은 이륙 1시간 50분 만인 오전 2시 14분께 두 번째 엔진(오른쪽)의 진동 메시지를 감지했습니다. 오른쪽 창가에 앉아 있던 승객들이 먼저 기내에 이상을 느꼈습니다. 창가에 앉아 있던 한 승객은 "창문에 열기와 진동이 느껴져 창밖을 내다보고 불꽃놀이를 봤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스탄불서 이륙한 여객기, 바쿠 긴급착륙…"무사히 착륙해 다행"
승객들이 급히 승무원을 부르는 순간 기내 모니터가 꺼지고 비행기가 어두워지면서 공포가 엄습했습니다. 비행기에 타고 있던 김민재(22)씨는 "처음엔 엔진이 폭발해 바다에 빠지거나 죽는 줄 알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일부 승객은 좌석 밑에 구명조끼를 꺼내 들고, 가족으로 보이는 이들은 손을 잡고 기도했습니다.
기장은 곧이어 "위험한 상황이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돼 항공기가 안전한 상태로 운항하고 있다"며 "조종석에서도 같은 사안이 확인되고 있어 항공기가 안전하게 바쿠 공항에 착륙한 뒤 직접 안내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기장이 "항공기가 정상은 아니지만 안전한 상태로 운항하고 있다"라고 방송하자 일부 승객들은 안도의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최 모 씨 "스마트폰에 유서 쓰고, 어머니와 누나의 손 잡고 있었다"
최모(30)씨는 "스마트폰으로 유서를 쓰고 어머니와 언니의 손을 잡고 있었다"며 "항공기 사고를 떠올리자 인생이 끝난 줄 알았다"라고 말했습니다. 기장은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안내했지만, 아제르바이잔 바쿠 공항에 착륙하기까지 2시간가량 걸리면서 승객들은 비행 내내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습니다. 그 비행기는 엔진 결함을 발견한 지 두 시간 후인 새벽 4시 15분에 바쿠 공항에 안전하게 착륙했습니다. 비상착륙 과정에서 부상자나 병원으로 옮겨진 승객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모(55)씨는 "처음에는 번개가 쳐서 번개가 치는 줄 알았는데 빗방울이 없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기장이 괜찮다고 해도 그냥 하는 말인 줄 알고 많이 긴장했다." 대한항공은 "기술적으로 엔진 하나가 고장 나더라도 항공기는 3시간 동안 비행할 수 있고, 절차에 따라 인근 공항에 2시간 안에 착륙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한 승객은 "선장의 좋은 반응 덕분에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라고 말했습니다.